목사장님, 축제 이후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나요?

여러 일들이 생기며, 축제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꽤 긴 체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의 체류가 길어지면, 금새 이 곳의 일상이 구축됩니다. 퇴근길 끼니를 해결하는 밥집이 생기고, 수영장에서 나누는 눈인사의 횟수가 슬며시 늘어납니다. 앙리 르페브르라는 철학자는, 현대인에게 일상성이란 가장 지루해하면서도 동시에 놓칠까 전전긍긍하는 이상한 물건이라 했다죠. 달이 뜬 새벽에 뒷걸음질로 수영장에 가는 제게, 60년 전 철학자의 진단은 여전히 유효해보입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말 일탈을 꿈꾼다는 현대인’에게 올드타운스쾃팅은 근사한 일탈의 장소가 되어준 듯 싶습니다. 

‘기획’을 칭찬하는 방문객들의 피드백이 제 눈에도 도드라집니다. 영화, 음악, 책이라는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아이템을, 공간과 함께 선보인 기획이었습니다. 건축가가 아니어도 공간을 눈에 담고, 입에 올리는 이들이 많아져, 반가우면서도 어깨가 굳는 느낌인데.. 혹시 목사장님에게 영화가, 황PD님께 음악이 그럴까요? 다행히 올드타운스쾃팅에 다녀간 분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다정해, 마을호텔 모두가 꽤 큰 위안을 받습니다. (미처 전하지 못한 후기가 있으신 분들은 아래 '의견 보내기'를 이용해주세요) 

총 방문객 1,276명, 마을호텔 모두가 미어캣처럼 목이 길어졌고, 목사장님은 (심지어) 말이 빨라져, 저를 놀라게 했죠. 이제는 굳은 어깨를 풀고, 차갑고 맑은 겨울 공기를 만끽하고 있길 바랍니다. 예고하신 다음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P.S. OTS를 치르며, 술을 즐기기 시작하셨다는 소문, 사실인가요? 자리는 즐기되, 술은 즐기지 않는 줄로 알았는데, 약간 서운해지려고 합니다. 제 순서는 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