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스쾃팅] 축제의 낭만에 대하여

To. 박회장님 보세요.

2023. 11. 16.

🐈[올드타운스쾃팅] 1959년 호서극장의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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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펼쳐질 제2회 올드타운스쾃팅(OTS)을 맞아, 마을호텔은 OTS모드로 돌입했답니다. 앞으로의 뉴스레터에서는 고양이 이상이가 찾아낸 올드타운의 공간과, 그 곳에 담길 영화X음악X책 소식을 하나씩 들려드릴게요.

[To. 박회장님] 축제의 낭만에 대하여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그 축제를 온전히 즐기지 못합니다. 아무리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하더라도 늘 어딘가 구멍이 뚫려있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까지 전부 통제할 수 없으니까요. 항시 문제는 없는지, 운영 상에 어색한 점 없이 매끄러운지, 관객들은 많이 오는지, 만족하는지, 미어캣처럼 항시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살피느라 게스트가 하는 말이나 영화는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꽤 많은 축제와 팝업 이벤트를 열면서 새로운 재미를 찾았습니다. 북토크를 예로 들어볼게요. 처음에는 낯선 지역에 온 작가님, 뵙고 싶었던 작가님 앞에 앉은 독자들님 사이에 어색한 공기가 흐르지만, 북토크가 진행되다 보면 이내 온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작가님의 조곤조곤한 말소리, 그에 응답해 독자들이 끄덕이는 고갯짓, 자신도 모르게 조그맣게 내뱉는 공감이 탄식(?), 그리고 우리가 마련한 공간과 그날의 날씨.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북토크의 중반이 지나갈 때 쯤,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 같은 온기가 흐릅니다. 이러면 말을 하는 게스트도 신이 나서 자신이 만든 책과 음악과 영화에 몰두하게 되고, 그 기분은 관객에게 고스란이 전달되고 전염됩니다. 이런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좋다'는 나직한 혼잣말로 그 온기를 공유합니다. 이것은 꽤 흥행에 성공한 북토크에서도, 단 두 명의 독자만이 참석한 북토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모두 한 편의 또다른 공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언가 대단한 걸 얻어갔다기 보단, 같은 공간에서 사람들과 공유한 그 온기와 낭만의 시간들. 마치 모 캐릭터 빵을 사면 함께 들어있는 띠부띠부씰처럼 기분 좋은 무언가. 우리는 어쩌면 이를 연로삼아 지금까지 해오지 않았을까요.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사는 아이들처럼, GV 행사를 더 좋아하고 찾아다니는 헌터 관객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같이 본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나누고, 웃고, 기분을 공유하는 시간이 바로 축제겠지요.

어느덧 올드타운스쾃팅의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오는 주말에 김혼비, 황선우 작가님의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북토크와 두 번째 비브라 음악회, 모노드라마 <탈출>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직조공장과 궁월장여관 사이에 흘렀던 마법 같은 순간들을 되새기며, 오는 주말을 기대해봅니다. (저는 여전히 미어캣이겠지요)

from. 목사장

OTS, Sketch (사진 스압 주의)

제민천보통영화제 스케치

올드타운스쾃팅의 개막 행사로 <익스트림 페스티벌> GV를 준비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최상단) 관객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OTS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애써주신 시네마다방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올해 세상을 떠난 이강현 감독의 회고전을 기획해 <얼굴들>의 주연, 박종환 배우님을 만났습니다. (중간줄) 관객은 적었지만 (ㅜㅜ) 개인적으로 정말 뭉클한 순간이었어요. 유작이 되어버린 <얼굴들>은 꼭 보시길. <피아노 프리즘> 상영 후 연주 GV라는 걸 시도했고, 조치원 로컬시네마 <빚가리>의 배우님들이 공주를 접수하셨습니다. (실제로 본인들이 그렇게 말함. 마지막줄)

이상한 책나라 북토크 스케치

금정연, 정지돈, 은유, 손보미, 이연, 은희경 작가님! 라인업 어떠신가요. 😅 올해 이상한 책나라의 북토크는 그동안 블루프린트북에서 진행되었던 북토크의 경험들을 소위 '영끌'하여 기획했습니다. 역시나 반응은 올드타운스쾃팅 내에 어떤 프로그램보다 폭발적이었습니다. 문의가 계속 들어오는 바람에 좌석수를 두 차례가 추가해야 했으니까요. 사람이 가장 뜨거운 난로라고 했던가요. 그 열기에 작가님들은 중간에 자켓을 벗으시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스쾃팅스럽게) 난로 하나 없이 핫팩만으로 행사를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였어요. 오는 토요일, 김혼비-황선우 작가님의 북토크가 남아있습니다.

비브라 음악회 스케치

작곡가이자 편곡자, 그리고 공연 기획자인 우리 황PD는 궁월장여관에서 '음악동화'라는 새로운 공연을 기획했어요. 이상이의 여정에 발맞춘 친친탱고의 연주는... (개인적으로 견문이 좁아서) 반도네온의 소리를 실제로는 처음 들어봤는데.... 황홀했습니다. 여기서도 관객들과 연주자들 사이에 흐르는 온기가 훈훈함을 가뿐히 초과해서, 반도네온 김종완 음악가는 땀을 뻘뻘 흘려야 했어요. 사실 지역에서 음악 공연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에요. 잘 기획된 음악공연은 그렇기에 지속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는 토, 일요일에는 음악 모노드라마 <탈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연주, 뮤지컬,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공간 등이 종합적으로 기획된 공연이고, 확실히 지금까지는 쉽게 접하기 힘드셨을 것이라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주말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