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향시어지 님의 휴일, 아침에 분주하게 프론트를 오픈했다. 카페 오픈은 제법 할 일이 많다. 청소하고, 테이블을 세팅하고, 메뉴를 맛보고 수정하는 등의 일이다. 특히 주 메뉴인 커피는 그날의 기온과 습도, 원두의 보존일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꽤 많은 시간과 정성을 요한다. 오픈 루틴을 마치면 카페가 오픈 했다는 나름의 신호가 있다. 날씨, 기분, 분위기 등에 맞춰 음악을 선곡하여 재생하는 일이다. 오늘은 새벽에 비가 내려 주위가 촉촉하게 젖은 상태고 햇빛이 없는 흐린 날이다. 부슬부슬 비도 내린다. 싱싱한 잔디가 떠오르는 비 냄새(?)도 난다.

이런 날 오전에는 주로 보사노바를 재생한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오늘 들었던 보사노바는 이런 우중충한 날에 잘 스며들어 주변을 산뜻하게 바꿔주었다.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의 모습⛱️, 주문하는 손님의 제스처💁‍♂️, 택배를 전달해주는 기사님과의 간단한 대화에서 느껴지는 친절함 등 주변에 많은 요소들이 음악소리의 삽입된 효과음이나 장면처럼 느껴졌다. 아침에 느꼈던 좋은 기분이 여운을 주는 하루. 오늘 들었던 노래가 좋아 일기장에 메모한다.

Águas de março - Lisa Ono, Daniel Jobim

'보사노바의 창시자'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빔의 불멸의 음악을

그의 탄생 80주년을 맞아 손자 다니엘 조빔과

'보사노바의 여왕' 리사 오노가 커버한 앨범이다.

한 번 쯤은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법한 노래들로,

익숙하면서도 편안하다.

집에서 한가히 휴일을 보내다 우연히 발견한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채널 이름은 <TV생물도감>으로, 농촌의 수로에서 대형 거북이의 꼬리를 잡고 들어올린 썸네일이 충격적이라 자연스레 클릭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농촌에 살던 사람이라..) 해당 영상에 담긴 생물은 '늑대거북'이라는 생태계 교란종입니다. 블루길, 미국가재, 뉴트리아 등 여러 매체들을 통해 생태계 교란종들을 접했지만, 실제로 볼 일이 거의 없어 관심이 적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렸을 적 황소개구리 정도?) 그런데 해당 영상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늑대거북의 단단해 보이는 코끼리 같은 피부와 날카로운 발톱은 위협적으로 느껴졌고, 공격성이 다분했습니다. 여러 채소들을 베어무는 모습을 보니, 신체에 큰 해를 입힐 것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발가락이 잘리는 등 크게 다치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늑대거북은 물가생물 중 악어 다음 가는 최상위 포식자로 날카로운 턱을 이용하여 입에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고 합니다. 또한, 북미종으로 한국의 혹독한 겨울마저 버티는 생물로 22년 10월부터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었고, 유예기간 6개월이 지난 23년 4월 27일 이후부터는 허가 없이 사육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현재 자연에서 발견되는 늑대거북은 새끼일 때 사육하다 크기가 커져 가정에서 키우기 힘들어 방생한 사례라고 하는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더이상 이러한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TV생물도감에서는 다양한 생물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환경과 생물에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들어가보셔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지닌 생태종을 만났을 때 주인장이 신나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의 생물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 저마저도 행복해지는 느낌입니다. 덤으로 '생물도감'다운 해박한 생태 지식은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

(다만 어떤 생물은보는 분에 따라 힘들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from. 한지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