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번주 금요일입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계획했으나 손에 잡히지 않아 마치 유니콘처럼 느껴졌던 축제가 눈 앞에 왔습니다. 늘 그렇듯, 자리에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초대장을 보내드릴게요!

올드타운스쾃팅의 유료화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참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작년에 열렸던 올드타운스쾃팅을 비롯해 그동안의 모든 이벤트(북토크, 음악회, 영화제 등)를 쭈욱 무료로 진행했었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문화 자본이 풍족하지 않은 지역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축제를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소개하는 일은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일처럼요.

그럼에도 유료화를 도입하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역에서 열리는 무료 행사의 기반에는 각종 정부 부처, 지자체, 기관에서 주관하는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행사의 수익화는 대부분 금지되어 있으며, 기본적인 유지를 위한 인건비도 책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시간',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는 슈퍼맨 혹은 개츠비일까요...? 😥 다만 그 자체로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더 이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축제를 유료화한다고 하여 지금 저희의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역에서 지금의 규모와 수요만으로는 사실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는 어떠한 구조의 이벤트도 기획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의 모든 행사가 계속 무료로 진행된다면 유의미한 '로컬 시장'의 형성은 끝없이 지연되거나 불가할 것입니다.

정부도 앞서서 외치고 있는 '지방시대'. 점점 많은 사람들이 '로컬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지만, 정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 로컬에 호응해줄지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는 소소하게나마 지역 기반의 비즈니스를 꾸리는 사람에게 안대를 쓰고 길을 걷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지금보다는 더 명료하게 알고 싶습니다. 누가 우리의 진짜 고객일지, 이 사람들은 지방의 소도시 바깥에서도 존재하는지, 우리의 어떤 콘텐츠에 호응도가 높은지, 여전히 수도권의 주류 문화에 관심이 높은 MZ세대가 로컬의 희망일지.. 등을요! 이런 또렷하고 측정 가능한 경험이 축적될 때 비로소 진짜 지역에 걸맞는, 많은 이들이 로컬에 기대하는 바에 걸맞는 무언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유료에 걸맞는 더 나은 축제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고, 다음 편지에서 말씀드릴게요! 

from. 목사장